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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담론으로 본 현대사'공동연구 손호철-조희연 교수 좌담


'담론으로 본 현대사'공동연구 손호철-조희연교수 좌담 "우리사회 `건강한 담론의 場`아쉽다"

[문화일보] 2003-09-15 (문화) 기획.연재 21면 03판 3585자 스크랩

“대안을 꿈꾸지 않는 사회는 동력을 잃은 사회다. 과연 이 시대의 대안들이 온당한 경쟁의 구조에서 논의되고 있는가.”

일단의 학자들이 4년전 이 질문을 던졌다. 성공회대 사회문화연구소가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공동연구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재인식’ 프로젝트의 화두다. 현대사가 산업화, 민주화, 시민사회 확장이라는 지향점 속에서 진행돼 왔다면, ‘지금쯤’ 새로운 발전 동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취지. 이들은 경제(자본주의), 정치(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분야로 나눠 연구성과를 2년마다 책으로 엮어내고 있는데, 최근 이들의 두번째 연구성과로 ‘한국의 정치사회적 지배담론과 민주주의 동학’을 펴냈다.

이 책은 현대사의 전개과정을 ‘담론(談論·discourses)’분석의 방법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승만 정부에서 김대중 정부까지 사회변동사를 각 계층·계급·세력이 벌인 담론 경쟁의 구조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과거사에 대한 가치평가에 있지 않다. 대안사회로 진전하기 위해 각 정치·사회 세력들간에 발전적인경쟁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가 관심사다.

세계화와 반세계화, 신자유주의 논쟁,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찬반, 대북관을 둘러싼 갈등 등 첨예해진 최근의 사회 논쟁은 바람직한 소통구조에서 진행되고 있는가? 이 대립의 구도는 제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이 물음을 두고, 공동연구자인 서강대 손호철 교수(정치학)와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사회학)가 마주앉았다. 좌담은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강대 손 교수의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조희연〓왜 이 시기에 담론분석이 유효한지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담론은 체계화된 언술(言述)로 논리와 설득력을 가진 객관적인 ‘지식체계’다. 그것에 동의하는 집단들이 해석적 공동체를 형성한다. 현대사를 지배층과 저항층간에 벌어진 투쟁의 과정으로 보면, 이는 담론의 각축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이승만 정부는 반공주의를 지배담론으로 내세워 통제했다. 박정희 정부는 이를 개발주의 담론으로 혁신시키고 ‘한국적 민주주의’를 설파해 국민적 동의를 구했지만 저항에 부딪친다. 쉽게 말하자면 박정희는 ‘민주주의가 밥먹여 주냐’고 했는데, ‘그러면, 밥만 먹고 사느냐’고 맞받아친 것이다. 이데올로기 분석도 하나의 담론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에는 허구성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다. 그것이 담론 분석과 다른 점이다.

손호철〓이데올로기 비판에서는 주로 무엇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이뤄지지만 담론 분석은 왜 그런 이데올로기가 생산·유통·재생산되는지 과정을 분석한다. 반공이데올로기가 있다고 치면, 그것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인정하고 실증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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