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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멕시코, "천국과는 멀고 미국하고는 가깝다"

작성자 사진: 연구소연구소

정부에서 무리한 한미FTA를 추진하고 있는 이번 주 내내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반대로 한미FTA 저지를 위한 갖가지 행사들이 열리는 가운데, 11일 서강대 이냐시오관 강당에서는 멕시코 국립자율대학교 카를로스 우스캉가 교수를 초청, NAFTA가 멕시코의 빈곤화와 사회양극화에 끼친 영향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과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가 공동 주관하고,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한미FTA 저지 교수학술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우스캉가 교수는 80년대에 새로운 경제개발 모델로 도입된 신자유주의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로 이어지는 과정, 멕시코가 민족주의를 상실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다니다가 얼마안가 경제위기로 무너진 후, 멕시코식 '후유증'과 농업의 몰락, 극심한 양극화를 겪게 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경쟁력' 운운하며 NAFTA 추진한 살리나스 정부, 노무현 정부와 닮은꼴(?)


멕시코는 80년대에 신자유주의를 도입하고도 최빈개도국들간의 높은 경쟁으로 인해 외자 유치를 많이 하지못했다. 살리나스 당시 대통령은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하면서 미국과 캐나다와 협상을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존재해온 미국에 대한 의존이 '미국 시장과의 소리없는 통합'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당시 멕시코 정부는 "사실상의 통합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법적인 통합뿐"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살리나스 행정부는 당시 NAFTA가 멕시코에 윈-윈 정책이라고 공언했다. 멕시코가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게되면 세계 수출시장도 쉽게 열릴 것이고, 해외직접투자(FDI)도 멕시코로 물밀듯 밀고 들어와 고용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선전한 것이다. 이제 예전의 보호제도를 없애고, 멕시코 기업들은 경쟁력을 강화해야만 살아남는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부시에서 클린턴 행정부에 이르는 기간동안 협상을 벌인 NAFTA는 1994년 1월 발효됐다. 그러나 바로 같은 날, 사파티스타인민해방군(EZLN)이 창설되었다. 그러나 제 1세계가 되겠다는 꿈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남동부 지역의 가난한 멕시코 농부들이 보여주듯, 인구의 40% 이상을 덮친 빈곤이야말로 멕시코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물론 멕시코의 중·상류 계급은 미국이나 캐나다인들처럼 상품과 서비스를 마음껏 구매할 수 있게되었다. 더불어 이익을 본 것은 멕시코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 대표적으로 미국의 '월마트'는 현재 멕시코 소매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거대한 기업이다. 우스캉가 교수는 이를 "월마트가 쳐들어왔다!"고 표현했다.

"멕시코 민족주의는 박물관에나 보내야할 유물이 되었다. 다들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다녔다. 그러나 이것은 얼마 안 가 1995년 경제위기와 함께 끝을 보았다."


클린턴은 멕시코를 '새로운 경제파트너'라며 지지했고, 미국은 멕시코 경제가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경제적 지원을 보냈다. 멕시코식 '후유증'의 발단이었다.


멕시코의 '비석유 부문' 수출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매해 19%씩 증가하고 1994년부터 2002년까지 한해 평균 외국인직접투자액(FDI)이 140억불을 상회했지만, 이는 엄청나게 증가한 미국 의존도(수출 90%, 수입 70%)에 바탕한 것이었다. 주로 미국계 다국적기업이 석유와 석유화학 부문만 제외하고 민감한 부분에 대한 주도권을 장악했고, 멕시코 중소기업들은 나프타로 인한 이득을 전혀 보지못했다.


NAFTA 이득, 미국자본과 소수 대기업에만.. 가장 큰 타격은 '농업'


미국 시장에 대해 특혜국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의 경쟁력은 높아지지 않았다. 물론 이익을 본 멕시코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소수의 멕시코 기업이 국제시장에 진출했다. 통신기업인 텔멕스(Telmex), 시멘트 기업 세멕스, 코로나(Corona) 맥주는 시장 확대로 돈을 벌었고, 텔멕스의 소유주인 까를로스 슬림은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부유한 CEO가 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극빈층은 증가했다. 1996년 통계에 따르면, 빈곤층은 5천백만 명을 상회하면서 전체 인구의 55%를 차지했다. 구두닦이, 껌팔이, 노점상, 구걸 등 '비공식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인구는 2천만명이다.


특히 요즘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계속되는 미국 이민. 오늘날 근 천백만명에 달하는 멕시코 국민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5백만명이 불법이민자라고 우스캉가 교수는 말했다. 멕시코 이민자를 천백만명으로 잡으면,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4%, 멕시코 인구의 10%에 달하는 수치이다.


한편으로는 미국 이민이 멕시코 경제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있으니 아이러니다. 멕시코 중앙은행 통계에 의하면 2005년 멕시코 이민자들은 2백억불에 달하는 현금을 본국으로 송금했다. 이는 66억불이었던 5년 전에 비해 세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 이민자들의 송금이야말로 석유수출보다도 더 큰 국가수입을 구성했다.

"가장 큰 타격은 농업에 돌아왔다. 전통적 방식의 농업은 기술관료들에 의해 낡은 것으로 치부되었고, 적은 수의 농업회사만이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었다. 농민들은 싼 값으로 들어오는 수입품과 경쟁할 수 없었다."


"멕시코는 더이상 기초식품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고 우스캉가 교수는 말했다. 쌀 수입은 242%, 옥수수는 112%, 밀가루는 84% 증가했다. 97년에서 2005년까지 농업부문에서 200만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농업을 포기한 농민들은 미국 또는 멕시코시티, 아니면 다른 도시지역으로 떠나야했다.


"NAFTA는 선진국이 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었다."


"지금 멕시코농민들은 자가소비 농업활동이 아니면 외부로부터의 송금액, 또는 정부보조금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그나마 농촌지역에 빈곤퇴치를 위한 프로그램이 생겼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는 인간의 얼굴을 하지않은 현행 모델로 남아있다. 멕시코인들은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를 것이다."


멕시코는 경쟁력을 육성하지도 않고서 경제를 개방했고, 그 결과 NAFTA는 멕시코 경제를 극단적으로 변형시켰다. 오늘날 멕시코는 미국 시장 내에서 그 기반을 상실하고 있다. 중국 때문이다. 멕시코 국민들은 갈수록 FTA에 대해 회의적이 되어가고 있다고 우스캉가 교수는 말했다.


"NAFTA는 제 1세계 선진국 대열에 끼기 위한 만병통치약이 아니었다."


이날 또다른 발제를 맡은 이남섭 한일장신대 교수는 "빈곤의 문제처럼 NAFTA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NAFTA의 실제 결과는 경제적 실익이 분명하지 않거나 많지않은 반면 사회적 충격과 손실은 너무나 큼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FTA에서 가장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경제 주권 상실의 가능성이 훨씬 많음으로 인해 경제 영역에서의 국가안보의 위험성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료출처 - 민중의 소리 : http://www.vop.co.kr/A000000468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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