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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진보진영 대안찾기 "예의 차릴 여유 없다!"

작성자 사진: 연구소연구소

▲ 10개 싱크탱크 합동 연속토론회 첫 회가 '한국 경제의 대안'을 주제로 24일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렸다.

ⓒ2006 김시연


진보진영 대안찾기 "예의 차릴 여유 없다!"

[오마이뉴스 2006-11-27 10:28]

[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두 발제자의 발표와 세 토론자의 반론, 재반론까지는 2시간 남짓. 그만 자리를 털려는 찰나 마이크가 방청석까지 돌기 시작했다. 방청석을 차지한 각 싱크탱크 대표들의 열기에 토론은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10개 단체가 참여한 합동토론회의 힘을 보여준 한 대목이었다.


10개 싱크탱크가 머리를 맞댄 까닭


"머리 하나보다는 열이 낫지 않을까?" 다양한 성격을 지닌 10개 '진보 성향 민간 싱크탱크'들이 '위기에서 대안으로'라는 모토 아래 한 달 전부터 머리를 맞댄 이유일 것이다. 그 첫 결실이 지난 24일 오후 3시 서울 마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10개 싱크탱크 합동 연속토론회'다.


성공회대 민주주의와사회운동연구소(소장 조희연)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원장 손석춘, 아래 새사연)이 공동 주관했고 대안연대,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세교연구소, 좋은정책포럼, 진보정치연구소, 참여사회연구소, 코리아연구원, 희망제작소 등 10개 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경제를 시작으로 정치, 통일 등 다양한 사회이슈를 주제로 합동토론회를 계속 열어 대안적 사회의제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손석춘 새사연 원장 사회로 진행한 첫 토론회 주제는 '한국경제의 대안을 찾아서'. 신정완(성공회대 사회과학부, 노동경제학) 교수는 중기적 관점에서 스웨덴 등 북유럽 모델이나 사민주의적 모델과 비슷한 '한국형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 구상을, 김병권 새사연 센터장은 국민적 노동 창의성을 국가 핵심동력으로 삼고 통일경제까지 염두에 둔 '노동중심 국민경제론'을 각각 발표했다.


신정완 교수의 '한국형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은 한미FTA 등 국제경제적 요소를 배제했다는 한계와 더불어 두 가지 경제제도를 결합한 '복선형 제도 클러스터'의 실현가능성 문제가 주로 거론됐다.


김병권 센터장의 '노동중심 국민경제론'에 대해서는 노동의 경영 참여 현실성 및 정당성 문제, 국가고용책임제, 벤처역할론 등에 대한 날카로운 반론과 재반론이 오갔다.


발제자와 토론자의 '예의 차리지 않는' 토론으로 불붙은 토론장 분위기는 방청석을 차지한 각 단체 대표들의 날카로운 질문으로 더욱 달아올랐다.


'예의 차리지 않는' 열띤 토론 4시간


방청석에서 첫 마이크를 잡은 박세길 새사연 부원장이 "대안경제모델은 현실성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성의 문제다. 과학적 규명이 첫 번째 기준이고 이후 국민 설득이나 정치적 수용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라며 실현가능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신정완 교수가 "필연성이란 말은 사회과학자가 쓰기엔 위험하다"며 공격적으로 반박했고 토론자인 신동면 코리아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싱크탱크와 민중운동은 다르다. 객관적, 실증적 자료에 근거하지 않으면 생명력을 얻기 어렵다"고 힘을 보탰다


이밖에 "추상적인 밑그림에서 출발한 연역적 방식에는 구체적 삶이 빠져있다. 외국사례 변형에서 벗어나 현장에 토대를 둔 귀납적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김광식 희망제작소 부소장)는 방법론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노동은 과연 도덕적인가? 노동이 주도하는 대안모델이 과연 좋은 것인가?"(조현연 성공회대 교수) 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학술토론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계획성, 방향성, 상상력 고민 차원에서 '합동토론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이병천 참여사회연구소 소장)는 이날 토론회 성격 자체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진보적 대안 찾기, 첫 계기 마련 의미


그동안 진보진영은 '대안논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안 제시와 토론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도 일단 10개 단체가 처음 한 자리를 모여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는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첫 토론회부터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 점은 바람직하다. 다만 토론회 성격이나 진행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이견도 남아있어 앞으로 합동토론회가 풀어야할 숙제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게다가 '진보 성향의 민간 싱크탱크'라는 말로 한데 뭉뚱그리기엔 각 단체의 성격이나 지향점도 제각각이다. 이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묶고 토론 결과물을 하나의 사회의제로 만들어갈지 또한 중요한 과제다.


다음 합동 토론회는 다음 달 진보정치연구소에서 발간할 '신국가전략보고서'를 토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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