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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한국사회, 심각한 사회해체형 위험에 직면"

"한국사회, 심각한 사회해체형 위험에 직면"

<2주년 심포지엄>, "복지.환경.노동. 교육정책 미흡"

2005-03-08 오후 5:06:06

진보적 정권을 자임하고 출범한 참여정부가 지난 2년간 국정운영결과 복지, 노동, 환경, 교육 분야 등의 성과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이정우)가 8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개최한 '참여정부 2년 평가와 3년 전망 심포지엄'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지난 2년을 이같이 평가하며, 그 원인을 국내외적인 어려운 조건보다는 "국정운영 철학의 부재" 등 내부적 원인에서 찾았다.

반면에 이정우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참여정부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과거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던 중대한 개혁작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며 "지난 2년이 과거를 바꾸는 개혁의 토대를 만들어 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남은 3년은 국민의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살 등 사회해체형 위험 심각"

임현진 서울대 기초교육원장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압축 발전의 와중에서 나타나고 있는 각종 범죄나 자살, 이혼 등 사회해체형 위험"이라며 "압축발전의 결과로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경제성장과 고속변동을 이룩했지만 일반 대중의 실질적 삶의 질과 관련된 내용적인 측면에선 여전히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매우 소극적이며, 주변적"이라며 "분배를 국정원리로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 포괄적, 장기적 계획이 마련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몇의 표적 집단을 설정하여 지원을 늘리는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나 빈곤과 실업의 확대, 빈부격차와 양극화 심화라는 사회해체형 위험을 극복할만한 체제개혁적 성격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참여정부는 앞으로 3년동안 경제적 성과에도 관심을 보여야 하지만 사회적 업적에서 획기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환 성공회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복지개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의 하나는 복지수요의 급속한 양적 확대구조가 방치돼 있다는 점, 특히 대량 빈곤과 실업의 증대가 중요한 사회문제인데 그 배후에는 불완전 취업자를 포함한 거대한 규모의 비정규직이 존재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선결 과제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런 비정규직의 존재는 공공부조나 사회복지서비스의 수요 증대를 야기할 뿐 아니라 국민연금과 같은 핵심적인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복지행정과 관련 "국정 과제위원회와 복지부 등 부처의 협력관계 개선이 필요하며 특히 사회분야의 정치적 위상 제고를 위해 '사회부총리'제도 신설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문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 지속 가능성까지 위협"

참여정부 노동정책도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선 당시 진보진영의 권영길 후보보다 노무현 후보를 더 많이 찍었을 정도로 노 대통령에 대해 노동자들의 기대는 매우 높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참여정부의 노동개혁 과제는 대체로 이해 당사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형성하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유연하고 안정된 노동시장의 구현은 아직까지 크게 진전되지 못했고 취약 근로계층에 대한 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이 기울여졌으나 아직 미흡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노사관계 선진화의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고 패키지로 제시되어 합의 도출이 어려웠고 노사정 사이의 불신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중층적 교섭구조에 기초한 사회적 파트너십 형성은 기대하기 힘든 일이었다"며 "또 노사 분쟁에 정부가 자주 개입해 노사 분쟁의 궁극적인 해결을 정부의 몫이 됨에 따라 정부의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도 노동분야에 있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오는 4월 국회에서 논의할 예정인 비정규직 관련법안과 관련, 그는 "개정입법안은 파견 근로 활성화를 통해 기업의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고용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파견 대상업무를 확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신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노동계의 반발로 노사관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들어 환경정책 퇴행"

환경분야에서 참여정부의 성적은 낙제점이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조명래 단국대 지역개발학과 교수는 "참여정부의 국가 발전 비전이나 중추 과제 설정에서 환경 부문은 전반적으로 부재하거나 약하게 반영됐다"며 "역대 다른 대통령과 달리 노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이렇다할만한 환경비전을 제시하지 않았고 국민대통합의 관점에서 국민적 논란이 됐던 환경갈등 현안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참여정부의 핵심정책들은 친환경성이 담보되지 않은 채 개발주의 성향을 띠어가고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예는 참여정부 3대 핵심과제라 부르는 국가균형발전, 지방분권, 신행정수도건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환경정책 자체의 퇴행이라기 보다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이나 핵심정책들이 개발주의로 경도됨으로써 조성된 정책 상황에 의해 야기된 것"이라면서 참여정부의 시각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교육개혁, 기대는 과잉. 실천은 미미"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지난 1월 새 경제부총리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대학은 산업"이라고 밝히는 등 경제적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비판했다.

김 교수는 "지난 2년간 참여정부의 교육개혁은 '기대의 과잉과 실천의 미미함'으로 기록될 만 하다"며 "지난 2년간 추진해온 정책 내용이 참여정부가 천명했던 개혁기조와 유기적인 통일성을 결여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교육의 계층화 내지는 계급화'를 외면한 채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보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생각은 없지만 고용가능성이나 경쟁과 효율성 등의 가치를 강조하는게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에서는 오히려 비(반)교육적 형태가 조장될 공산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청년실업을 대학교육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이런 식의 접근은 일종의 '교육만능주의'로 상황을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장애가 될 뿐"이라며 "노동시장의 특성이나 '고용없는 성장'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요인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노력해야, 경제 6% 성장 가능"

'민주적 발전모델과 선진한국의 진로'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치, 경제, 외교 정책에 대한 평가도 이뤄졌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며 "정체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법,제도를 정비하고 특사 파견과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은 "조심성 있는 낙관론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어 지금도 6% 정도의 경제 성장률은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홍기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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