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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효제 - 전지구적 재난과 시민사회운동

작성자 사진: 연구소연구소

전지구적 재난과 시민사회운동

[한겨레 2005-01-11 20:51]


[한겨레] 남아시아의 지진해일 사태가 난지 보름이 지났다. 짧은 기간에 전세계가 보여준 대응은 뜨거웠다. 지난 주말을 넘기면서 40억달러의 공식 구호금이 약정되었고 세계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도 약 1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신속한 반응 앞에서 ‘진실은 지체하는 자를 싫어한다’는 세네카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이번 사건은 자연현상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배경과 파장은 대단히 사회적이다. 그저께 한겨레 지면에서 황대권 선생이 지적한 것처럼 관광과 난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해외관광에 나섰던 전체 한국인 중 해일의 피해가 집중된 7개국으로 출국한 사람이 6%가 넘었고 우리 시민들의 희생도 적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가 환경파괴의 지구화에 일조하고 있고 그 피해의 불똥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진행 중인 국제 전쟁의 추악한 현실이 부각된 점도 의도하지 않은 부산물이다. 오늘로 이라크 전쟁 664일째인데 미국의 지원금 약정 총액이 전쟁을 이틀간 치르는 비용보다 적다는 통계를 접하면 말문이 막힌다. 이슬람 국가들이 기부에 인색하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그것이 대테러 전쟁의 이름 아래 이슬람 박애단체들을 강제 폐쇄시킨 탓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또한 뉴딜이나 마셜플랜처럼 정치적, 사회적 격변 후에 미국이 대규모 복지정책을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인권 역사가 미셸린 이샤이의 예견이 이번에 맞아떨어질지도 관심거리다. 이와 별개로 인도주의의 공감대가 국제사회에 존재한다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북한, 네팔, 모잠비크 같이 형편이 어려운 나라들도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았고 지난 해 체첸 반군의 유혈 인질사태를 겪었던 러시아의 베슬란시에서도 수만달러를 선뜻 내놓았다. 무엇보다 전지구적 시민사회의 실체가 증명된 것이 큰 성과가 아닌가 한다. 이라크 전쟁으로 평화주의 반전운동이 가시화되더니, 이번 사태로 인도주의 구호활동도 더욱 현실화되었다. 이는 전지구적 시민사회의 영향력과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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