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최고 엘리트들이 그럴듯한
논리와 법을 무기로 하여
국가 자산을 투기자본에 넘겼다
미국계 펀드회사 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인수한 뒤 그동안 4조6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드디어 손을 털었다. 1000억 사회공헌 약속도 흐지부지한 채, 막대한 수익에 대한 세금도 내지 않은 채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에 넘겼다. 4조6000억원은 전국의 26만 국공립대 학생들이 3년 동안 무상으로 대학을 다닐 수 있는 돈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속이 몹시 쓰리다.
외환은행 인수 자격 여부조차 의심되었던 론스타가 어떻게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를 저지르고, 종업원들을 무자비하게 해고하는 등 사회적 책임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철저히 배당금을 챙겨갈 수 있었을까?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을 팔아치우는 것이 마치 금융 선진화의 길이라는 식으로 떠들던 언론이나 학자들은 오늘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있었고, 우리가 외국자본에 너무 배타적일 필요는 없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의 논설을 또다시 반복한다. 그들이 말하듯이 이제 과연 한국 금융시스템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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