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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식민지 경험 亞 시민운동가 "진정한 독립은 지식의 독립"

식민지 경험 亞 시민운동가 "진정한 독립은 지식의 독립"

亞 미래를 이야기하다

"줄서기·뇌물·부정·부패…식민 통치 병폐 여전히 진행형"

"세계화 풍랑 등 또 물밀 듯 아시아인 단결·경험 공유 절실"


성공회대가 아시아 시민사회조직인 아레나(ARENA)와 함께 아시아 지역학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NGO 대학원 석사과정 ‘아시아 시민사회 지도자 과정’ 수강생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식민 지배의 아픔을 아시아인이 화합하고 단결할 수 있는 미래의 토대로 승화시켜 나갑시다."

제88주년 3ㆍ1절을 하루 앞둔 28일 아시아 5개국 시민사회운동가 6명을 만났다. 성공회대에서 아시아 비정부기구학 석사학위 과정(MAINS)을 밟고 있는 이들은 인도와 스리랑카 미얀마 등에서 인권변호사와 여성운동가 등으로 활약해 왔다.


식민 경험을 함께 지닌 나라 출신인 이들에게 낯선 한국 땅에서 맞는 3ㆍ1절은 어떤 의미일까. 이들 중 두 명만 3ㆍ1절이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민중 봉기임을 알고 있었다.


방글라데시의 어촌지역 활동가인 마문씨는 "독립을 열망하는 민중들이 총칼도 두려워 하지 않고 일제에 대항한 비폭력 항쟁으로 안다"며 "영국과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저항하고 투쟁했던 방글라데시인으로서 그 숭고한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미얀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총무 내툰나잉씨는 "3ㆍ1 독립운동과 광복, 한국전쟁, 군사독재, 민주화로 이어진 한국의 근현대사는 미얀마의 역사와 흡사하다"고 했다. 그는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고통받았던 한국 사람들이 보복과 저주가 아닌 인권 증진과 민주주의 발전으로 과거와 현재의 갈등을 풀어내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며 "암울했던 역사를 딛고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뤄낸 한국은 훌륭한 본보기"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식민의 아픈 기억이 아직까지 조국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아파했다. 스리랑카의 인권변호사 닐라리씨는 "1948년 영국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났지만 그 시절의 병폐는 여전하다"며 "특히 뇌물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부정ㆍ부패는 발전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시아인들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마음에는 88년전 독립의 의미를 홀로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전인류 공존동생권(共存同生權)의 정당한 발동''세계평화, 인류행복에 필요한 계단'등으로 제시한 기미 독립선언서의 정신이 잇닿아 있는 듯 했다.


내툰나잉씨는 "지식도 없고 힘도 약한 아시아인들은 서로 손 잡고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할 때"라며 아시아인의 단결을 호소했다. 방글라데시의 여성운동가 마푸자씨는 "별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민주주의 등 서구 역사와 정신의 산물을 아시아인의 정서와 형편에 맞게 재해석, 새로운 지식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마다 고국에서 인권과 평화 문제를 주제로 교육에 나서는 등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이들의 염원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주목된다.


● 용어설명

MAINS(Master of Arts in Inter-Asia NGO Studies)는 성공회대가 아시아의 평화와 인권 증진을 위한 진보적 학자 모임 '새로운 대안사회 건설을 위한 아시아 교류(ARENA)'와 손잡고 아시아권 최초로 만든 NGO 연구 전문 과정이다.


유럽과 미국의 지원 아래 서구식 관점으로 연구돼 왔던 아시아의 시민사회운동을 아시아인의 눈으로 보고 아시아인 스스로 추진하면서 그 활동 경험 등을 학문적으로 축적하기 위해 만들었다.


27일 첫 수업을 한 1기생 12명은 1년 동안 세계화와 아시아 사회운동 등을 주제로 경험을 공유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현대ㆍ기아차동차와 아름다운재단 등이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입력시간 : 2007/02/28 18:17:36

수정시간 : 2007/03/01 00: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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