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국민 노릇 하기 힘든 나라
김동춘한겨레 31면 20시간전
우리는 이명박 정부 이후 각료 임명 과정을 통해 세간에 떠돌던 이야기들을 직접 확인하게 되었다. 후보자 중 상당수는 군대에 가지 않았으며,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거나 위장전입·편법증여 등 상당한 불법을 저질러왔으며, 탈세와 재산증식에서는 거의 귀재라고 찬탄할 정도의 ‘실력’을 보였고, 특히 판검사 등 고위 공직자 출신은 퇴임 뒤 일반 직장인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임료를 챙겼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는 평생 사익추구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온 사람들이 ‘공익’의 선봉이 되는 나라에 살고 있다. 고참병의 욕설과 폭력을 견디며 꼬박 군대에서 2년 이상을 보냈고, 유리지갑을 가졌기 때문에 내라는 세금 다 냈으며, 편법증여·탈세를 하고 싶어도 그럴 돈과 재주가 없었던 우리 국민은 장관 후보들의 이런 전력을 보고서 심한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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