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참여민주주의 심각한 위기”
4·19 50돌-광주항쟁 30돌 심포지엄
“삶의 문제·약자 대변할 정당 활성화 필요”
김의겸 기자
‘4·19 할아버지부터 촛불 대학생까지’
한겨레신문사와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가 공동 주관해 14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프란시스홀에서 열린 ‘4·19혁명 50주년·광주항쟁 30주년 기념 한국민주주의 대토론회’엔 200명이 넘는 청중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4·19 때 직접 광화문 네거리에서 경찰의 총격을 목격한 70대도, 2년 전 같은 곳에서 촛불을 들었던 20대 대학생도 50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하나가 되었다.
기조강연을 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오늘날 한국 정치의 위기의 징후는 무엇보다 참여의 위기에서 발견된다. 정치참여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선 오늘날 정치갈등의 축이 되고 있는 민주 대 반민주의 대립축을, 사회경제적인 삶의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둘러싼 차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대립축으로 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1987~88년 대선·총선으로부터 2007~08년 대선·총선에 이르는 동안 투표율은 무려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며 “이는 사회적으로 더 큰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소외계층의 의사와 이익을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한국 민주주의는 심각한 참여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성공회대 교수는 “현재 한국 사회는 기득권 집단의 일방적인 전횡에 제동을 걸 수 있을 만큼의 저항세력들은 존재하지만, 이 세력들은 진보정당들 혹은 사회운동들에 전폭적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시민에게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그리하여 새로운 민주주의를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야말로 한국 민주주의의 병목 지점”이라고 진단했다.
6·2 지방선거와 관련해 최갑수 서울대 교수는 유럽에서 지방자치단체 사회주의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지자체 수준에서의 선거 승리를 위한 많은 활동가들의 노력은 후일 진보정치의 초석이 돼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선임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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