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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2010), '한국사회체제논쟁'재론

민주사회와 정책연구 2010(17), 201001, 민주사회정책연구원

'한국사회체제논쟁' 재론:

97년 체제의 ‘이중성’과 08년 체제 하에서의 ‘헤게모니적 전략’에 대한 고민 1)


조희연(성공회대 교수. 민주주의연구소 소장)


1. 총론적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2)

필자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점을 논쟁의 문제의식으로 가지고 있었다. 첫째, 87년 체제-97년 체제-08년 체제의 개별 성격 및 상호관계에 대한 분석 및 논의가 풍부하게 만들고자 하는 문제의식이다.


필자는 손호철과 동일하게, 김대중 정부 하에서 신자유주의적 개방화가 전면화되면서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이 급속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은 인식을 전제한다. 단지 이를 ‘출발점’으로 해서--‘종착역’이 아니라--보다 풍부한 분석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손호철은 필자가 ‘허수아비를 만들어 부셔놓고 이겼다고 만세를“(2009d: 23) 부르고 있다고 하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새로운 진보분석의 확장을 위한 새로운 성찰적 쟁점들을 설정하고자 한다. 많은 경우, 진보적․좌파적 관점에서 97년 체제를 신자유주의 체제라고 규정하는 것으로 분석을 종결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단순히 경제주의적 규정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치체제와 경제체제의 결합의 복합성과 모순성, 내적 균열을 풍부하게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진보적 단순 분석’이 아니라 ‘진보적 복합분석’으로 풍부화해가는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이 풍부함에는 경제적 전환과 정치구조의 상응성과 긴장, 경제적․정치적․이데올로기적 심급의 여러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대중들의 일상적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규율(예컨대 신자유주의적 ‘통치성’)과 이반(촛불시위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은 저항성)의 복합적 결과를 대중들에게 미치고 있는지, 그 속에서 어떻게 대항헤게모니를 조직할 가능성이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를 포함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분석에는, 모든 문제를 김대중이나 노무현 개인의 ‘의지’ 문제로 환원하지 않으면서, 글로벌한 차원, 국민국가적 차원, 지역풀뿌리적 차원의 여러 요소들이 어떻게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지를 분석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손호철이 우려하듯이, ‘사회학적 서술주의’로 경도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쉽게 ‘본질 발견적 분석’으로 경도되지 않으면서, “경제적 축적양식, 정치적 제도, 이데올로기적 구성체의 복합적 세계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삶의 양식, 그 내부에서의 순응과 이반의 가능성이 어떻게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지에 대한 분석으로 가는 노력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1) 이 글은 ‘한국사회체제논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논쟁에서 손호철 교수의 입장에 대한 필자의 시각, 손교수와의 대립지점, 그리고 필자가 이 논쟁을 통해서 제기하고 싶었던 지점들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87년 체제론>(김종엽 편, 2009)이 발간된 이후, 손호철이 그 책에 실린 다양한 입장들에 대해서 비판・비평한 손호철(2009a)가 발표되었다. 이에 대해 조희연․서영표(2009)의 반론이 실렸고, 이에 대해 손호철의 재반론(2009d. ”’한국사회체제론‘을 다시 생각한다-사회학적 서술주의와 추상성의 혼돈을 넘어서“. <마르크스주의 연구> 16호. 2009년 겨울호)이 발표되었고, 이 글은 손호철에 대한 재재반론인 셈이다.


이러한 기본 논쟁에 더하여 몇차례 보조논쟁이 있었다. 즉 조희연・서영표(2009)의 반론이 발표된 이후, 논쟁은 인터넷 신문 <레디앙>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손호철(2009e)의 반론이 있었고 이에 대해 서영표(2009c)의 반론이 있은 후, 손호철(2009f)의 재반론이 있었다. 이어 조희연(2009d)와 조희연2009e)의 논평이 있었다. 이어 최원(2009a)가 개입한 데 대해, 이승원(2009a)와 이종보(2009)의 재개입이 있었다. 최원(2009a)에 대한 조희연(2009f)가 게재된 후, 최원(2009b)와 최원(2009c)의 글이 게재되었다. 이후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한국사회체제론’을 다시 생각한다. 서강대 다산관. 2009년 11월 13일)에서 오프라인 토론회도 개최되기도 했다. 이 글은 이 토론회에서 손호철교수에 대한 반론으로 발표되었던 것을 수정한 것이다.


2)이 논문의 내용은 학진의 연구프로젝트 KRF-2008-J02401에서의 아시아민주주의연구에 기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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